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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워킹홀리데이

인종차별러에 대처하는 법

by 낭랑동이 2021. 5. 7.


방법 1. 무시

 

방법 2. 복수

 

직접 찍은 브라이튼


외국에 산다면 언젠가 한번쯤은 겪게 되는 '인종차별'
외국인들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 단순 이런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종차별은 말그대로 대놓고 차별과 모멸감을 느끼는 경험입니다. 

영국은 대놓고 인종차별을 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법이 강해서 그런지, 인종차별에 대해 굉장히 엄격한 편인데
그럼에도 동양인이기 때문에 겪었던 몇개의 기분 나빴던 경험이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정말 애교 수준이긴 합니다만)

 

세븐시스터즈 가는 길


일 끝나고 돌아가는 밤에 술 마신 미친X가 건너편에 있는 저에게 '제패니즈걸'하면서 소리를 지르며 쫓아왔던 경험. 중딩 영국인한테 조롱 당했던 경험.
죽빵 날리고 싶었던 몇몇 기억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어이없고 황당했던 경험에 대해 공유합니다.

아마 이런 경험을 가장 빈번하게 일어날 있는데요. 
영국에 간지 얼마 되지 않아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을 때 카페에 갔습니다. 

사실 이때는 커피를 주문하는 것 자체도 큰 도전이잖아요. 
긴장하면서 주문하길 기다렸고 데스크에서 '핫초코'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알바생이 제 영어를 못 알아듣는거에요. 

어려운 말도 아니고 그냥 핫초코인데. 핫초코라고도 해보고 헛초코라고도 해보고-
이것 저것 다 해봤죠. 사실 제 영어가 핫초코도 말하지 못할 정도로 이상한 발음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알바생 표정을 보니, 얘가 일부로 못들은 척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아냥대는 표정을 보고 정말 화가났습니다. 
그 날은 정말 똥 밟았구나 생각하면서 내 영어가 이러게 shit인가 자책도 살짝 했지요. 

 

브라이튼엔 갈매기가 정말 많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저 역시 카페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고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은 사실 영국인들보다 다른 유럽인들이 더 많다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럽인들이라고 해서 모두 영어를 잘하지는 못하고 (심지어 제가 더 잘하는 경우도 많음) 그들의 영어와 영국인들의 영어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후, 우연히 제가 황당한 경험을 했던 그 카페에 다시 들렀습니다. 


그리고 그 때 그 알바생을 다시 만났습니다!!
얼굴을 보는 순간 바로 기억이나더라고요!!!

주문 받는 걸 보니, 확실히 그 인종차별러 알바생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이더라고요. 

이번에도 내 영어를 못 알아들으면 가만두지 않으리 생각했습니다. 

 

영어의 자신감을 갖게 된 이후 핫초코를 자주 시켜 먹음


역쉬나, 이 번에도 잘 못알아 듣는 척을 하는 겁니다. 
정말, 진심으로 '척'이었습니다. 왜 동양인들 말만 못 알아 듣냐고!

그래서 영어로 빠르게 말했습니다. 
"아메리카노, 이거 못 알아들어?"
그 뒤엔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인종차별러 알바생의 당황한 표정은 사알짝 기억이 납니다.

 저의 목표는 '내가 너보다 더 영어 잘해'를 보여주고 싶었음 

생각해보면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은 외국인들의 영어를 웬만하면 다 알아듣습니다. 
한국사람이 어설픈 한국어를 알아듣고 이해하는 것처럼요. 

따지고 보면 너나 나도 똑같은 외국인 노동자일 뿐인데 
얼굴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영어를 더 못할거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나아쁜 생각입니다. 

작은 복수였지만 통쾌한 경험이었습니다. 

 

여름의 브라이튼엔 해변가에 놀이기구가 설치됨


그 때 이후로 깨달은 점이 있다면, 
인종차별러의 무식한 행동들은 그냥 무시하고 가는 편이 신변에 더 안전합니다. 
(신고하고 싶어도 그 상황을 벗어 난 뒤에 신고하세요. 인종차별러 대부분은 상황파악 못하는 돌아이이거나 미친X임)

 

다만 '영어'자체로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참지말고 보여주셔야 합니다!
기죽지 않으려고 외국에 왔잖아요. 

니들이 못하는 한국말도 나는 한다. 그리고 영어도 한다. 생각하면서 자신있게 행동하시길 바랍니다.